다음 글에는 보더랜드 3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보더랜드 3의 디렉터스 컷 추가 콘텐츠에 포함된 모든 삭제 장면 중에서도 가장 감동적인 장면이 바로 마야의 장례식 장면입니다.
프로메테아 볼트에서 트로이 칼립소에 의한 마야의 충격적인 죽음 이후 나올 장면이었지만, 최종적으로는 보더랜드 3 스토리 캠페인에서 삭제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디렉터스 컷을 가득 채운 보물 창고에서 플레이어들은 음성이 있는 스토리보드 애니메이션으로 이 장면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감동적인 장면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를 얻기 위해, 저희는 보더랜드 3 공동 수석 작가인 Gearbox의 Sam Winkler에게 마야의 장례식 장면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이걸 마침내 커뮤니티에 공개하게 된 감상에 대해 물어보았습니다. 전체 장면은 디렉터스 컷이 출시되는 4월 9일에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보더랜드 커뮤니티에 원래 의도했던 대로 장면을 공개하게 되었는데, 어떠신가요?
보더랜드 3 공동 수석 작가 Sam Winkler: 달콤씁쓸한 느낌입니다. 작가라면 자신이 작업하는 스토리와 사랑에 빠지기 마련인데, 거기에서 어떠한 장면이 잘려나가야 했으니까요. 하지만 드디어 이렇게 공개되니 정말로 행복하네요. 게임에도 'DVD 엑스트라'를 넣어서 제작 비화 같은 걸 보여줄 기회가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그게 없으면 플레이어들이 게임 제작 중에 생기는 러프한 형식이나 내용을 볼 기회가 거의 없으니까요.
디렉터스 컷에서 저희는 마야의 장례식에서 원래 어떤 걸 의도했는지 다시 살펴보았어요. 애니메이터인 Hill Gavin과 오리지널 성우와 함께 내부 스토리보드 애니메이션 기준에 맞춰 작업을 했죠. 보더랜드 3의 거의 모든 컷장면은 이런 절차를 거쳐 제작되는데, 이때 텍스트만 있는 대본 양식과 크게 다른 형태에서도 우리의 의도가 잘 전달되는지를 확인하게 돼요. 배우들을 다시 데려오는 것도 재미있었죠. 캐릭터에 대한 배우들의 이해가 매우 깊어서, 장면의 중요성이나 의도를 바로 이해하시더라고요.
개발을 하면서 어느 시점에서 마야가 죽어야 한다고 결정하셨나요? 내부에서는 어떤 대화가 오갔나요?
마야의 죽음은 보더랜드 3 스토리를 짜는 초반부터 얘기가 나왔어요. [공동 수석 작가] Danny Homan과 제가 2016년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전부터요. 당시 리더십 팀에서 행성별 스토리 구조 같은 총괄적인 스토리를 짜고 있었죠. 초반의 목표는 칼립소 쌍둥이가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는 걸 확실히 전달하는 거였어요. 사이렌의 힘을 훔쳐가 직접 사용할 수 있다는 거 말이죠.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릴리스가 타이린에게 힘을 잃고 경쟁에서 밀려나는 시퀀스가 들어갔고, 그 무렵에 마야의 스토리도 거의 완전히 자리를 잡았어요.
칼립소 쌍둥이가 다른 메인 캐릭터를 죽이는 것도 고려하셨나요? 아니면 처음부터 마야로만 설정되어 있었나요?
프로메테아 볼트 시퀀스는 항상 마야의 죽음으로 끝이 나게 되어 있었어요. 당시 상황의 흐름에 따르는 자연스러운 결정이었죠. 크림슨 레이더로 인해 칼립소 쌍둥이가 더욱 강력해져야 했거든요. 개발 중에 칼립소에 의한 다른 희생자 스토리도 나왔지만, 이건 여러분의 상상에 맡겨둘게요.
플레이어들이 아바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가질 원하셨나요? 또는 릴리스에 대해서요.
생츄어리 3호에 탑승한 뒤 첫 장면은 고통과 무기력함에 대한 것이었어요. 아바는 어리지만 상실감이나 외로움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죠. 마야는 아바가 아는 사람 중 가장 가족에 가까운 사람이었고요. 충격이 가신 뒤 아바의 첫 반응은 분노였어요. 자신을 버리고 떠난 마야라든가 자신을 도우려는 릴리스, 그리고 앞으로 상황이 나아질 거라고 믿는 자신에 대한 분노요. 한편 릴리스는 자신이 리더가 되었다는 사실을 겨우 이해하기 시작했을 뿐이었죠. 릴리스는 자신의 힘도, 친한 친구도 잃었어요. 그리고 마야가 배에 머물라고 특별히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릴리스는 리더로서 무거운 책무를 맡게 되죠.
아테나스에서의 두 번째 장면은 신뢰에 대한 거였어요. 감정이 가라앉은 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손을 뻗고, 자신들이 안고 있는 두려움을 인정하죠. 릴리스는 추도 연설에서 마야에게 사람들이 스스로는 찾지 못하는 재능을 알아봐주는 능력이 있다고 말해요. 이후 릴리스와 아바는 마야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서로 화해하죠. 마야가 떠난 지금, 두 사람은 마야가 자신들에게서 봤던 그 면을 믿을 수밖에 없게 되었으니까요. 릴리스는 마야를 대체할 수 없고 마야를 되살릴 수도 없지만, 대신 아바에게 마야가 그랬던 것처럼 가족이 되어주겠다고 제안해요. 그 제안을 받아들일지, 그리고 이미 겪었던 상실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지는 아바에게 달려있죠.
스토리보드에서는 마야와 함께 싸웠던 크리그와 Zer0의 모습도 얼핏 보였는데요. 장례식에서 두 사람의 머릿속에는 어떤 생각이 흐르고 있었나요?
Zer0는 과묵한 캐릭터이지만, 한편으로는 뛰어난 전사를 매우 존중하죠. 마야는 무서운 볼트 헌터였고 판도라에서 그가 겪은 시련을 똑같이 겪었어요. 그러니 Zer0에게 이 순간은 마야가 아테나스의 의식에서 원했을 그러한 추도를 하는 기회가 되었을 거예요.
크리그는 좀 어렵군요. 보더랜드 2와 Meat Bicycle Built for Two를 아시는 분들이라면 마야의 죽음에 가장 크게 충격을 받은 게 크리그라는 걸 아실 거예요. 판도라에서 크리그가 자신의 두 개 인격의 균형을 맞춰나가는 과정이 담긴 에코 로그를 들을 수 있죠. 크리그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한 건 대체로 마야가 그를 믿어줬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마야갸 죽었을 때, 크리그는 자신이 회복할 수 없을지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사이코 크리그와 대환장 파티를 해보면 망자는 산 자의 기억 속에서 계속 살아간다는 걸 알 수 있죠.
결국 게임에는 들어가지 않은 마야의 장례식 장면이 사이코 크리그와 대환장 파티의 스토리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장면에 크리그가 등장한 걸 보며 짐작하셨겠지만, 원래 크리그를 기본 게임의 프로메테아 스토리에서 등장시키려 했어요. 캐릭터를 시퀀스에서 제거했더니 남은 것은 판도라 에코 로그뿐이었는데, 거기에서 마야가 크리그와 마지막 나눴던 대화인 "걱정하지 마, 덩치. 다시 돌아올게. 약속해"가 나왔죠. 그래서 처음 썼을 때보다 훨씬 가슴 아픈 대사가 되었어요. 우리가 처음 DLC 4 작업을 시작했을 때, 우리는 보더랜드 2 Tiny Tina's Assault on Dragon Keep의 훌륭한 스토리를 재사용하지 않으면서 크리그에게 마야가 얼마나 중요했는지를 묘사하려고 했어요. 마야를 그저 애도의 대상이 아니라 크리그 안에 살아 숨쉬며 계속 성장하는 캐릭터로 만들기로 했죠.
마야의 장례식에 참가했으면 한 다른 캐릭터가 있나요?
보더랜드 2의 모든 볼트 헌터들이 참여했으면 좋았을 거 같아요. 해머락 경이나 B-팀(티나, 브릭, 모데카이)가 나오면 좋겠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실제로는 아직 캠페인 스토리에 등장하지 않는 캐릭터들이라 등장하면 타임라인이 꼬여버렸을 거예요.
사이렌을 물려 받는다는 건 무슨 의미인가요? 사이렌은 다른 필멸자들과는 다른 형태의 죽음을 맞는 건가요?
아무리 초능력을 쓴다 해도 결국 사이렌도 인간이에요. 머리에 총을 맞거나 촉수가 몸을 관통하면 사이렌도 죽을 수 있죠. 보더랜드 3은 사이렌에 대한 몇 가지 질문에 답을 해주는 동시에, 더 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어요. 사이렌은 죽을 때 자신의 힘을 누군가에게 물려주거나, 또는 우주로 다시 보낼 수 있어요. 마야와 니리아드가 말했던 것처럼, 사이렌은 이 힘의 이전 주인과 여전히 연결되었음을 느낄 수 있고, 그 연결은 마치 매듭이나 사슬처럼 먼 과거까지 이어져요. 이들은 물체에 자신의 기억을 불어넣거나 이리듐을 사용하여 다른 사람이라면 죽었을 엄청난 부상에서도 다시 회복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사이렌의 죽음이란 약간 더 복잡한 문제라고 할 수 있죠.